그럼에도 다행스러웠던 건, 아무 성과가 없었음에도 방향에 대한 확신은 흔들리지 않았다. 과거 첫 유튜브를 했을 때 11개월간 반응도가 없었지만 결국 채널 성장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었다. 퇴사를 준비하며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을 해상도 높게 그렸기 때문에 이 도전이 옳다는 확신이 있었다.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흘려 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자존감이 낮아진 내 머릿속에서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내 주변에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직장인 밖에 없었기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주변 선배도
나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지인도 없었다. 그렇다고
과거 회사에서 부품처럼 느껴졌던 내가 새로운 삶의 시각을 갖기 위해서 인풋을 바꿨을 때가 떠올랐다.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세상이 정해준 정답이 아닌, 본인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유튜브와 책들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하던 것들을 잠시 멈추고, 내가 살아가길 원하는 1인 브랜드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만들어가고 있는 롤모델들의 초기 콘텐츠부터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쓴 책들을 2회독 3회독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공통점 1가지를 발견했다.
그건 바로 지금 화려해보이는 그들도 처음엔 아무런 반응이 없었을 때가 있었다는 것, 불안감 속에서 좌절감을 겪었을 때가 있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들은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 불안할 때면 무기력하게 멈춰있기 대신 선택했던 건 앞서간 사람들의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에게 적용하며 어떻게서든 돌파해갔다. 반응이 있든 없든 계속해서 콘텐츠를 만들었고, 부족한 측면을 발견하면 배움에 투자하며 실력을 키워 내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었다.
그때야 내가 무기력하고 불안했던 이유를 깨닫게 됐다. 지금 마치 얼마 남지 않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숨을 아껴 쉬고 있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부족한 내 영상 촬영력과 콘텐츠 몰입도를 높여줄 수 있는 배움에
투자하지 않았다. 돈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버렸다. 그래서 필요한 인풋이 사라졌다. 그렇게 성장은 멈췄다.
지금 회사 밖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내가 해야 하는 건 버티다가 누군가가 새 산소호흡기를
갈아끼워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산소호흡기 없이도 숨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가만히 있으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건 나 밖에 없다.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게 아닌 지금의 선택을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 뿐이라는걸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야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