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플랫폼을 기점으로, 취향을 수치화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학계에서는 AQ(Aesthetic Quotient) 개념이 제안되었고, 기업들은 취향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어떻게든 더 높은 미감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결국 공정성, 객관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2031년, AQ가 IQ·EQ처럼 공식 스펙으로 제도화되었다. 귀에 내장된 칩이 24시간 취향 데이터를 수집하고, 매일 아침 ZENDA BOOTH에서 오늘의 AQ 등급이 각인된 이표를 받아 귀에 달고 출근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취향이 점수가 만들어진 뒤,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이표를 통해 1초 만에 판단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겼다. 소개팅할 때, 친구를 사귈 때, 회사에 지원할 때와 같은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등급의 이표를 달고 있는지'이기 때문에 어떤 공간에 가도 등급이 비슷한 부류끼리 뭉쳐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더 나은 집단에 속하기 위해, 본인의 등급을 보여주기 위해 더 희소한 취향을 억지로라도 소비하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다.